지원회화 - 자팔×라가르토


C

라가르토 : 여어, 【사신】.
오랜만이군그래.

자팔 : ......
【질풍】...

라가르토 : 너를 이 군에서 보게 될 거라곤,
정말 상상도 못 했다.
네르갈의 앞잡이였던 너와,
여기서 다시 만날 줄이야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【검은 송곳니】는 이제 끝장이겠지.
두목도 죽어버렸고.
【사아】도 사라졌어.
너희들이 나타나고 나서,
모든 게 미쳐 버렸다고...
어때, 무슨 기분이 들긴 하냐?
【사신】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역시...
듣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놈인가.
너와 한패였던
소냐가 말한 대로야.
네겐 마음이 없어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넌 나를 알아.
내 힘을 알아.
내 싸우는 방식을 알아.
어떻게 해야 날 죽일 수 있는지도 알아.

라가르토 : 하지만, 넌 나를 몰라.
내가 뭘 좋아하고, 뭘 싫어하는지,
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...
알지도 못하고, 알 필요도 없지.
암살과는
관계없는 일이니까 말이야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산처럼 쌓인 무수한 시체 속...
아기인 너는 거기서 잠들어 있었다지.
너는
「죽음」 그 자체야.
뭔가를 느끼지도 못하고, 두려움도 없고,
뭔가를 바라지도 않고... 표적을 죽일 뿐.
【사신】이라니 누가 지었는진 몰라도
참 잘 지은 이름이라니까.

자팔 : ......


B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여어, 또 만났네. 【사신】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그러고 보니 너,
니노를 구해 줬다고 하더라.
듣고 까무러칠 뻔했다고.
무슨 바람이 분 거야?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뭐 됐어.
그 아이가 살아남은 건...
내게 있어선 구원이야.
얀 아저씨도 무사하다는 것 같고,
인생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네.
뭐, 그렇다고는 해도
네게는 알 바 아닌 이야기겠지만...

자팔 : ...【질풍】.

라가르토 : !?
가, 갑자기 뭐야?
말할 거면 미리 예고라도 해.
깜짝 놀랐네.

자팔 : ...네게 부탁이 있다.
내가 죽으면...
니노를 부탁한다.

라가르토 : 뭐...?
이거 놀라운걸.
너 걔 걱정하냐?
【검은 송곳니】 최강의 암살자인
【사신】이?

자팔 : ......
네가 말한 대로다.
내게는 마음이 없어.
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두려움도
나는 모르지.
하지만 지금은... 무섭다.
니노를 남겨 두고 죽는 게,
나는 무섭다.

라가르토 : !
너...
흐음... 과연.
여전히 말도 없고 웃지도 않고
기분 나쁜 녀석이라 생각했는데...
너...
조금은 변했나 보구나.


A

라가르토 : 그건 그렇고, 네가 니노와...
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,
인생이란 건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저기, 하나 물어봐도 되냐?
니노하고 어디까지 갔...

라가르토 : ...농담이야. 노려보지 마.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그애는 널 의지하고 있어.
같이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걸.
하지만... 그게 무슨 의미인지,
알고 있겠지?

자팔 : ......

라가르토 : 【사신】, 너는 약해졌어.
니노를 인질로 잡으면,
너는 칼날을 버리겠지.
최강의 암살자였던 너에게
치명적인 약점이 생긴 거야.
너는 인간이 된 대신...
완벽에서 벗어났어.
언젠가는... 죽을 거다.
그 아이를 지키는 이상은 말이야.

자팔 : ...상관없어.
나는 니노와 함께 살아갈 거다.
그렇게 하기로 다짐했어.

라가르토 : 그래...
그럼 됐어.
죽어 버린 로이드와 라이너스도
니노를 엄청 신경 쓰고 있었지.
놈들의 몫까지,
그 아이를 지켜 줘.
나 같은 놈이 말하기도 뭐하지만...
부탁할게.

자팔 : ...알았다.

라가르토 : 호오...
너, 그런 얼굴도 할 줄 아는구나.
그런 모습도 제법 나쁘지 않아.
【사신】... 아니, 자팔.